[아는기자]이원석 “부족하면 거취 판단”…대통령 향한 메시지?

2024-07-22 5,684



[앵커]
아는 기자, 좌영길 사회부 차장 나와있습니다.

Q1. 이원석 검찰총장, 오늘 김건희 여사 조사를 놓고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경 발언을 내놓았어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하게 되는 겁니까?

네, 이원석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한동훈 후보와 함께 대검 핵심 참모였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동훈 검사는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사는 검찰총장이 됐습니다.

그만큼 윤 대통령 신임이 두터웠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조사 방식을 놓고, '검찰청 소환' 방침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앙지검장에게 보고를 '패싱' 당하는 상황까지 됐습니다.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는 깨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Q2. 이원석 검찰총장, 오늘 거취문제까지 언급을 했어요?

네 이원석 검찰총장은 오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과거 검찰총장 사직 사례를 보면, 수사 독립성이 침해될 때,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원석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거론한 것도 결국은 '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으로서도 지금은 강경한 입장일 수 밖에 없는데요.

대검 상황을 잘 아는 현직 검찰 간부는 "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을 제친 이유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총장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Q3. 이원석 총장, 오늘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어요.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만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네, 이원석 총장은 이 사안을 사실상 '하극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런 입장입니다.

김 여사의 검찰 출석을 고집하다가, 조사 자체가 무산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사상 첫 현직 영부인 조사를 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건 그냥 넘기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다른 현직 검사도 "이 사안을 총장이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 검사 2천명이 전부 따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Q3-1. 진상조사, 그럼 앞으로 어떤 내용을 보겠다는 거에요?

네, 표면적으로는 '지시불이행'이나 '보고 누락 여부'를 확인하는 진상조사입니다.

'사회의 이목을 끄는 중대사건'은 수사상황을 검찰총장에게 보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검찰 규정을 어겼는지 보겠다는 건데요.

이원석 총장이 김 여사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라고 했는데도, 따르지 않은 게 지시 불이행인지도 파악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중앙지검장이 총장에게 사전 보고도 없이 영부인 조사를 홀로 결정했는지, 그 배후를 알아보겠다는 의심이 깔려있습니다.

결국 대통령실은 검찰총장을 불신하고,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의심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4.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오늘 검찰총장을 만나서 '제 불찰'이라고 했어요. 일단 갈등 상황은 봉합된 겁니까?

네, 대검 관계자는 오늘 오전 대검으로 찾아온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이원석 검찰총장이 '질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창수 지검장은 '제 불찰'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대검 감찰부의 진상 조사 과정에서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수사팀 일부에선 이원석 총장 임기 2년 동안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못하다가, 어렵게 영부인 조사를 성사시킨 현 수사팀을 질책하는 게 맞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팀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검사가 대검의 진상조상 지시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 검사는 열심히 수사했는데 조사 장소가 중요하냐는 취지로 의견을 밝힌 걸로 알려졌습니다.

Q5. 이원석 검찰총장, 사표를 낼 수 있나요?

오늘 이 총장이 거취 관련 언급을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단서가 있었죠.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그 때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을 풀어보면, 당장은 물러나진 않지만 앞으로 자신이 내세운 원칙이 훼손당할 때는 사표로 맞서겠다는 공개적인 경고로 볼 수 있습니다.

Q6. 정치권도 하루종일 이 문제로 시끄러웠죠?

네, 야당에선 검찰총장 패싱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계속됐는데요.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늘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은 총장을 망신 주는 것과 동시에 이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동훈 전 장관에 대한 경고라고 했습니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부인이 검찰 소환에 전례없는 대면조사를 받았다"며 "특혜와 관련 없다"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사회부 좌영길 차장이었습니다.


좌영길 기자 jyg97@ichannela.com